독특한 배우, 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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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란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작성일2005-11-10 17:33 조회2,158회 댓글300건본문
난 요즘 Internet의 위력에 새삼 경이로움을 느끼고 있다. 겨울 연가를 보고 느낀 바가 많아 web surfing을 시도했는데, 국내 site보다 외국 fan site가 훨씬 정보에도 빠르고, 전문적인 데다가, 멀리는 Egypt, Canada, 미국, France, Indonesia, Singapore, Taiwan, Hongkong, China, Philippines, 일본 등에서 한 홈페이지에 친구들처럼 매일 글을 올리는 거야. 서로 인사해 가면서. 지구촌이 아니라 지구가족인 셈이지. 영어로... (앞으로는 정말 영어가 필수인 세상이겠어.)
다음은 Canada의 한 중국 여성이 중국어로 중국 fan site에 글을 올렸는데, Singapore의 중국女性이 영어로 일본 fan site에 번역해 올린 것을 다시 한국女性이 번역한 글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을 재평가했듯이, 나도 중국 사람 다시 봤어. 다소 길지만 꽤나 분석적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전에 한 Egypt 여자도 비슷하게 쓴 것 보면, 작품에 universality만 있으면 세계인이 다 통한다는 걸 알겠더군. 그리고 배용준에게 경도되는 이유도 설명을 잘 해 놓아 boom이 이해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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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독특한 배용준 (번역글)
原題目 : 奇特的裴勇俊
原作者 : bairimengzhu(www.loveyongjoon.com)
中翻韓 : amei (translated briefly)
1. 우상파인가, 연기파인가.
배용준은 특이한 배우다. 만약 배우들을 대략 우상파와 연기파로 분류한다면 그를 어느 쪽에 포함시키던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우상파라고 생각해 보자. 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외모가 우상파에 잘 부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심지어 '못 생겼다. 아줌마 같다', 라는 극단적인 얘기를 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얘기는 아마도 나이가 70 이상의 양쪽 눈 모두 심각한 백내장 환자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배용준의 많은 팬들도 그가 가장 잘 생긴 배우라는 말을 자신있게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못한다. 그는 전형적인 미남이라기 보다, 마음이 끌리는 미남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용준 본인 역시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기자에게 공개적으로 그저 보기에 편한 얼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기파라고 해보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반대할 것이다. 물론 그도 연기상을 받았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드라마로 받은 상이므로 큰 의의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 자신도 수상시 스스로 연기파 배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연예계에서의 10년. 그는 대부분 탤런트로 활동했으며, 평범한 연속극에서 스마트한 역할만을 주로 맡았고, 그나마 작품 수도 많지 않다. (물론 이런 불손한 말을 한 사람은 팬들의 공격으로 초토화돼서 공개 사과를 했다). 그의 팬들은 그가 출연한 작품 수가 워낙 적다 보니 다른 사람과 연기에 관한 논쟁이 벌어질 때는 그만 약간 뒷심 부족을 느끼게 된다.
하여튼 간에 세간의 사정은 매우 이상하다. 외모가 제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기가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도 없는 그가, 최고의 인기, 아주 특별한 인기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 뿐 아니라 유교적 문화로 이어진 대만을 비롯하여 전 아시아 지역은 물론, 문화와 풍속이 전혀 다른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욱일 승천하고 있다. 심지어 예전의 작품들까지 한부 한부 번역되어 나오고 있다. 일부의 사람들이 약 올라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외모도 잘 생기고 연기도 좋은 자기의 우상과 비교해서 괴상한 인기라고 불평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2. 언론매체와 팬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바이지만, 언론매체는 예인(藝人)을 성공시킬 수도 있고, 망쳐버릴 수도 있다. 성공하고 싶으면 자신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우선 매체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배용준은 기묘하게도 연예계 입문 초기부터 매체 방문과 각종 연예종합 프로그램을 거절한다. 그렇다고 해서 매체의 구애를 막을 수는 없는 것, 어쨌든 한 3일에 두어번 씩은 맞는지 아닌지도 모를 이런 저런 소식이라도 찾아내곤 한다. 그가 연영과 계약 해지했다느니, 누구와 데이트 했다느니(우연히 만났을 뿐임에도), 제일 우스운 것은 그가 분명히 호의로 다른 사람의 수상식에 참석했음에도 기자는 그를 인터뷰하기 시작하고, 그 자리에 있는 동료의 입장을 생각해서 매체와의 인터뷰를 거절해야만 했지만, 그로 인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팬의 배우에 대한 영향력은 매체처럼 크지는 않다. 그러나 연기자 입장에서는 팬들의 기분을 쉽게 거스르기도 어려운 대상이다. 특히 우상파에 속한다면 더욱 그렇다. 팬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으려고 연애를 해도 공개하지 못하고, 심지어 결혼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는 어떠했는가. 우선 99년도에 미련없이 떠났고, ‘겨울연가’ 성공 후에 팬들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80 여 편의 시나리오 중에서 골랐다는 게 팬들이 가장 지지 하지 않는 것으로 골랐던 것이다. 안경 벗어 던지고, 상투 틀고, 옷까지 벗었다. 팬들이 격렬하게 홈피에서 걸고 넘어졌지만 외롭게 자신의 선택을 견지했다. 그 뿐 아니라 팬들이 그를 위해서 준비한 생일축하연도 거절했다.
그럼, 그의 팬들은 어떠한가. 역시 좌절할 일이 생길수록 더욱 용감해진다. 그가 연예계에 나온 이래, 인기투표에서 잊혀져 본 적이 없다. 그가 떠나버린 2년 동안, 그리고 금년에 벌써 최고 미남에 세 번 이상 뽑혔으니 그로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일 것이다. 그의 팬은 전 아시아에 퍼져 있다. 북쪽으로 몽고 남으로 싱가폴, 동쪽으로 대만 서쪽으로 중국내륙, 아시아 최후의 요새인 일본까지.
들은 얘기에 의하면 NHK에서 '겨울연가‘를 방영할 때 관심을 끌지 못할까봐 미리 조사를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편지를 받았고, NHK는 ’겨울연가‘의 일본 방영 판권을 샀다. 6월에 NHK에서 출판하는 주간 책자에 ’겨울연가‘ 특집이 실렸고, 방영 후 편집부에서는 20-40세의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았다. 한국드라마를 주로 방영하는 민영 KNTV도 5월초부터 인기를 끌었다. 배용준의 ’겨울연가‘ 화면을 광고에 사용할 뿐 아니라 매주 목요일 NHK에 앞서 예전 작품인 ’맨발의 청춘‘을 방영했다. ’겨울연가‘의 VCD, DVD도 인터넷에서 물품이 다 팔려서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팬의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충성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 팬들이 그보다 더욱 조급해져서 그의 짝을 찾느라 엄청 바쁘다. 대만 팬들이 ‘호텔리어’를 먼저 접한 탓에 송윤아를 적극 추천하고 있으며, 중국대륙 팬들은 ‘겨연’을 접한 팬들이 많아서 최지우가 천생의 짝이라고 한마디로 단정을 내렸다. 이 일로 양쪽 팬들은 꽤 논쟁을 벌린다. 얼마 전에 보아가 우연히 그와 만나게 되었는데 아예 데이트한다고 말해 버린다. 정말이지, 황제는 급할 게 없는데 내시는 급해서 죽을 지경인 것이다.
다음과 같은 조사도 보았다.
문: 만약 배용준이 결혼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 결과 대부분의 팬들이 '그전과 같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라고 답했다.
그의 이러한 독특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3. 모나리자와 마네킹
심미(審美)란 매우 인문학적이지만 동일한 하나의 대상, 동일한 한 사람에 대해 사람들이 보는 관점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심미는 나름대로의 규율을 가지고 있음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중학교 다닐 때 평생 처음 모나리자를 보았다. 일찍부터 이 여인이 ‘영원한 미소’를 지니고 있다고 들었으므로 아주 예쁜 얼굴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 실망하고 말았다. 전혀 예쁘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고전 회화에 있어 경전중의 최고 경전이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부친의 시 한편을 읽게 되었다. 워낙 오래전 일이어서 그 시의 결론부분만 기억하고 있다 - 마네킹은 정교한 외양을 지니고 있으나 영혼의 결핍으로 그녀를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 아주 단순한 사실 - 외양은 형식일 뿐. 형식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외양을 진정 아름답게 하는 것은 깊은 내면의 영혼으로부터 나온다. 다빈치의 붓이 모나리자의 평범한 외양을 조화시켜 영원한 미소로 불후의 예술적 생명을 창조한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지는 않았지만, 매일 수천 수만명이 그녀를 보기 위해 천리길도 마다않고 찾아오고 있다. 마네킹은 정교한 외관을 지니고 있지만 개성과 생명력이 결핍되어 사람들 마음대로 이리저리 옮겨진다. 행인들의 눈에는 오직 그녀의 몸에 걸친 새로운 장식만 눈에 들어올 뿐. 모나리자와 마네킹의 서로 다른 운명이 심미에 대한 아주 간단한 진리를 말해준다. 조화미가 정교한 외모보다 훨씬 관중이 많다는 것을.
한달 전쯤 퀼트(Quilt, 일본 fan site)에서 배용준의 팬이 아닌 사람이 팬들에게 한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정말 배용준이 잘 생겼다고 생각합니까’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잘생긴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배용준은 찾기 어렵다', 고.
그후에 한극사구(韓劇社區)에 동시에 두가지 질문이 올라왔다. 한국에서 ‘누가 가장 잘 생긴 배우인가’ 와 ‘누가 가장 기질이 있는 배우인가’ 였다. 팬들은 첫 번째보다 두 번째 질문에 훨씬 자신있게 대답했다. 나는 다시 생각했다 - ‘배용준은 정말 잘 생겼나’
정말 잘 생긴 것은 어떤 것일까. 목 윗부분만 정교하게 잘 생겼다고 정말 잘 생긴걸까. (감히 얘기해보자면) 정말 잘 생긴 남자는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즉 오관, 자태, 음성, 동작, 언어, 표정 등, 이 모든 것이 서로 잘 어울려야 한다. 배용준은 내가 접한 사람들 중 이런 면에서 가장 조화미를 지닌 남자이다.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이러한 전체적인 아름다움이야말로 그의 전례없는 인기의 중요한 원인이다.
그를 좋아하는 많은 팬들로부터 이러한 예를 알 수 있다. 어느 기자가 쓰기를, 그녀의 한국인 친구가 배용준의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한국의 넘버 원’ 이라고 했다. 그 기자는 공감할 수 없었다. 사진 상의 그는 어느 정지된 한 순간일 뿐이었으며, 보는 사람은 그저 간단한 선과 평면으로 그의 모습을 그려볼 뿐이므로 그의 살아있는 전체적인 조화미를 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자가 ‘호텔리어’에서 그의 서있는 모습, 걷고, 뛰고, 화내고, 웃는 모습을 본 후 네 글자 ‘경위천인(驚僞天人)’ 으로 표현했다. 본인도 이러한 느낌을 받은 사람 중 하나이다.
이러한 사실은 배용준 팬의 연령층과 문화수준이 증명해준다. 어느 전문가가 스타를 쫓는 팬을 두가지 특징, 저연령과 無知로 얘기했다. 연령이 어리므로 비교적 쉽게 외적인 용모와 포장에 유혹당해서 맹목적으로 숭배한다. 무지하므로 매체의 선전에 따라 쫓아다니기 쉽다. 만약 배용준이 이러한 평범한 우상파 스타라면 팬들은 이러한 요건에 부합되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어떠한가.
우선 그의 팬들의 연령을 알아보자. 내가 팬사이트에서 본 연령은 13세에서 80여세까지이다. 그러나 일당(一堂)의 조사에 의하면 팬의 평균연령은 26세이며, 25세 이상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준심(俊心, 역자주 : 俊心永恒 이라는 중국 팬사이트의 약칭)에 가입한 팬들에 대한 서보보(西寶寶)님의 대대적인 조사에 의하면 역시 저연령이라는 특징에 부합되지 않는다.
그러면 팬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그의 팬은 87%가 전문대 졸업 이상이고, 그중에서 대학졸업 이상이 65%, 석사 이상이 16% 이다(근거자료 : 월광청량(月光淸亮)님의 ‘당신의 학력은?’). 배용준의 팬중에는 다재다능한 인재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러한 사실은 감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그의 팬들의 문화수준은 다른 일반적인 팬들의 평균치에 비해 확실히 훨씬 높다. ‘무지’라는 팬문화의 특성은 그의 팬들에게는 거론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두가지 면에서의 차이가 일반적으로 스타를 쫓는 팬들과는 전혀 틀리다. 이는 곧 배용준의 사람을 끄는 진정한 매력은 겉모습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면부터 외면까지 참으로 드문, 일종의 조화미이다. 이러한 조화미를 느끼고 알 수 있다는 것은 연령과 문화수준이 중요한 요인이다. 만약 모나리자를 처음 본 그 연령이었다면, 22년간의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어쩌면 나도 그렇게 말했을지 모른다 - 배용준이 정말 잘 생겼느냐고.
이점은 국내의 많은 연예인에게서도 그 반증을 찾을 수 있다. 단순히 오관이 잘 생긴 것만 본다면 배용준 보다 잘생긴 사람이 여러 명 있다. 그러나 홍콩의 어느 기자가 ‘잘 생긴 배우는 홍콩에도 없지 않으나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는 땅을 파도 찾기 어렵다’ 고 했다. 배용준의 미소가 얼마나 많은 여인들을 폭발시켰는지...지금 여기, 준심에만 회원이 6천명이다. 일일이 세지 않는 게 낫다(하루가 25시간인 사람은 한번 세어보세요).
배용준의 조화미는 비단 얼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동혁의 키가 150 cm 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민형이 배가 나왔다는 상상 할 수 있을까, 동혁이 수영장에서 개헤엄을 친다면,,,민형이 오리걸음을 한다면,,,생각하기도 싫다. 배용준의 완벽한 체형과 운동할 때의 모습은 타고난 조화미를 이루고 있다. 내가 본 국내의 많은 배우들은 체형이 좋은 배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동작과의 조화로움이 부족하다. 배용준을 알기 전에는 이런 점에 주의가 미치지 않았다. 그가 걸을 때, 뛸 때, 식사할 때, 전화 걸 때의 모습을 본 후, 국내 배우들의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봐주기 힘들다. 많은 관중들이 이국타향의 배용준을 좋아하게 된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이 점은 그와 유사한 다른 연기자로부터도 알 수 있다. 그와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해보니 오직 한사람이 적합한 것 같다. 그 사람도 눈은 작고 입술은 약간 두터운 편이고 작은 호랑이 이빨을 가졌다. 신체 조건은 배용준에 많이 못 미치지만 자국 내에서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 일류였던 예인이다. 그녀는 21세에 눈물을 머금고 마이크를 내려놓고 무대에서 떠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20 여년이 흘렸다. 사람들은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한다. 바로 오늘, 나는 일당(一堂)에서 그녀에 관해 올라온 글을 보았다. 전설이 된 그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추측으로 알았을 것이다. 일본의 거성 山口百惠. 물론 그녀와 비교하면 배용준은 대기만성형에 속한다. 30세에 아시아에 그 명성을 알렸으므로. 그러나 그녀와 마찬가지로 첫 눈에 사람을 놀라게 하는 오관을 지닌 것은 아니다. 아무리 봐도 싫증나지 않는, 도저히 잊어버리지 못할 매력,,,일본인들은 20여년을 기다렸지만 그녀를 대신할만한 예인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는 20여년을 기다려 마침내, 그 사람, 배용준을 만났다. 20여년 전의 山口百惠, 20년 후의 배용준, 그들이 전 아시아에서 성공한 공통적인 해석-바로 조화미야말로 부분적인 정교함에 비해 영원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4. 외모는 마음에서, 형체와 정신은 서로 연계되어 있다
완벽한 조화로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사람의 시선을 끌고 찬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일당(一堂)이 또 한 가지의 흥미로운 조사를 하고 있는데, 참가한 사람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놀라운 사실은 많은 팬들이 배용준에게 끌리는 것에 대해 “어떤, 한 순간에 나를 움직였다” 고 얘기한다. 아마도 가장 많이 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어떤 한 순간’이 어떤 순간인지를 잡아내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더 깊이 분석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 세상에서 무엇이 정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만약 어떤 사람이 당신의 마음을 가지고 싶다고 한다면, 당신은 상대방에게 무엇을 요구하겠는가. 답안은 아마도 하나, 네 마음을 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배용준은 천리 먼 곳에 있고, 우리가 한국에 가도 모나리자 감상하듯 표 한장 사들고 조용히 감상할 수 있지 않다. 가까이에서 접촉할 수도 없는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그에게 스스로 마음을 주는가? 우리는 일부의 사람들이 비난하듯 그렇게 천박한 것인가, 단지 그의 외모에 빠져들어서 세월가는 줄 모르는 걸까.
내가 하고 싶은 한마디는 “상유심생(相由心生)”이다. 비록 우리는 외모를 볼 수 있을 뿐이지만, 외모는 한사람의 내면을 표현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무도 할 수 없다. 비록 하늘의 별이라 하더라도, 너무도 멀리 있어서 천년 전에 보낸 빛을 볼 수 있을 뿐이라 해도 그 빛이 바로 그 별을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배용준을 보는 것은 곧 별을 보는 것과 같다. 조화를 이루는 그의 외모는 완벽한 내재미를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것은 그를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한 김중만 사진작가의 얘기에서도 알 수 있다. 배용준은 '외양과 내면이 일치한다'고 했다. 그는, '배용준의 모습에서 재능을 느끼며, 그의 자율, 일하는 태도에 탄복하고 존경심을 느낀다'고 했다. 또한 '그는 도량이 크고 충만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피사체로서의 배용준은 절대적인 아름다운 비례를 지니고 있다. 동시에 예민한 감각, 조각 같은 외모, 남성적인 흡인력도 지녔다. 물론 작가는 배용준에게 매혹당해서 그의 마음과 영혼의 아름다움을 분석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으니, 아직 그에게 빠져들어 가지는 않은, 이성적인 본인이 한번 나서서 분석해 볼까 한다.
배용준의 첫 번째 장점은 지혜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작가가 얘기한 재능, 예민한 감각은 일정부분 연관성이 있다. 그러나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총명함이나 영리함이 아니라, 그가 일을 할 때나 생활 속에서 삶의 지혜를 선용(善用)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연예계 10년간, 일관되게, 지혜롭게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하고 걸어왔다. 그 세 가지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예 : 그는 연기자의 직업을 택했다. 대학입시에 두 번이나 실패한 후, 그는 과감하게 대학진학을 포기한다. 아마 대부분의 팬들은 그의 이 명쾌하고 지혜로운 첫 번째 결정에 감사할 것이다.
두 번째 예 : 일할 때 그는 양보다 질을 우선순위에 둔다. 따라서 그는 다른 사람에 비해 자기의 연기에 심사숙고하고 개선해 나간다. 10년을 하루같이 일관된 이러한 태도가 끊임없이 축적되어 오늘의 놀라운 그가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예 : 그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는 명예가 돈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돈을 조금 더 벌기위해, 일을 완벽하게 매듭짓기 전에 다른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적인 정과 의리가 체면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보다 많은 보수와 나은 조건을 찾지 않고 ‘겨울연가’에 출연했다. 그는 안다. 좋은 배역이 선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선전에 연연해하지 않고 매번 배역을 신중하게 선택한다.
팬에 대한 그의 태도는 팬에게 잘하는 것(善待)과 비위를 맞추는 것(討好)을 구별할 줄 안다. 그는 천명의 팬이 그의 생일파티를 열어주려고 했을 때 참석을 거절했다. 그러나 촬영장을 지키던 팬이 같이 사진 찍기를 요구하자 거절하지 않았다. 이러한 지혜는 외견상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더구나 변화무쌍한 연예계임에랴.
이러한 지혜가 투영된 가장 전형적인 배역은 ‘호텔리어’의 신동혁이다. 한태준과 비교해보면 신동혁은 일관되게 정확한 선택을 한다. 신동혁이 그의 대표적인 모습이라는 평은 아주 많다. 사실 진정한 정영(精英)은 배용준이다. 그래서 신동혁의 모습을 스크린 상에 연기로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다.
배용준의 두 번째 장점은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배용준은 본인의 이름과 같이 용기 있고(勇), 준수하다(俊)고 한다. 그의 용기를 알 수 있는 첫 번째 사건은 1999년 손 툭툭 털고 떠나버린 것이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연예계는 요란한 곳이다. 당신이 그만 둔다고,,,그럼 내가 나갈께,,,그리고 그 이전의 사람은 무정할 정도로 잘 잊어 버린다. 99년도의 그는 97년도에 비해 인기가 폭발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나름대로의 위치와 인기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의 미련도 없이 떠나갔다. 깔끔하고, 철저하고, 단호하게. 방송국과 감독과 팬들의 비위를 거슬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쩌면 당시에 그는 연예계를 아주 떠나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렇게 욕심을 버리고 담담하게 떠날 수 있었을까. 보통 사람이 갖추기 어려운 용기를 지니지 않고서야.
그러나 그의 영용본색(英勇本色)은 멀리 가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왔다. 넘어지면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정말 타인의 비웃음이나 대중에게 잊혀지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다시 설 땅이 없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정말로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용감하게 돌아왔다. 그래서 우리는 동혁과 민형을 만날 수 있었다.
뭐니뭐니 해도 그의 용기를 가장 잘 알 수 있음은 ‘스캔들’을 선택한 그 고집일 것이다. 계속해서 현대극의 형상으로 각인된 그가 십년 만에 뽑아 든 일검, 처녀작의 제단에 논쟁의 소지가 큰 고전극을 택했다. 그는 말했다, '제 오른손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제 진정한 모습의 한 부분입니다. 이제는 숨기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팬들의 강렬한 반대와 소속사의 완곡한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예술적인 연기상의 전환을 추구하는 그의 용기있는 결심을 막지 못했다. 그의 용기는 그의 지혜보다는 직관적인 것으로 보인다. 조원이 가장 좋은 증거이다.
배용준의 세 번째 장점은 도량이 넓다는 것이다. 사진작가의 얘기처럼 가슴이 넓고 충만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그를 보는 사람마다 그의 고아한 기질과 맵시있고 깔끔한 자태에 감탄한다. 또한 그는 현재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완벽한 아름다움의 극한에 과감하게 도전한다. 그래서 화려한 연예계를 뒤로하고 강의실로 갔다. 좋은 성적으로 장학금을 타며 공부했다.
그는 마음을 열고 타인의 아름다움을 칭찬할 줄 안다. 그래서 연기상 수상 시에도 그렇게 겸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이 배역에 투영되어 동혁과 민형의 성격의 차이를 선명하게 해주고 있다. 높낮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다양한, 품격 있는 기질을 그는 모두 지니고 있다.
외모는 마음을 비추고 정신과 형상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배용준의 장점은 그 이외에도 아주 많다. 정직, 자기절제, 예의바름, 성실함,,,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내적인 장점이 그의 살아있는 영혼과 외형을 완벽하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이리해서 배용준은 무수한 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5.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용기(그릇)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
연기력과 스타의 환영도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국내에도 많은 노연기자들이 있고 연기도 매우 잘한다. 그러나 그들의 팬은 연기면에서 비교적 유치한 후배들에 비해 그 수가 가련할 정도로 매우 적다. 량차오웨이의 연기력이 류더화보다 낫다고 인정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류더화가 아시아에서 ‘불로천왕’으로 인정받는데 장애요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기력은 확실히 연기자 손바닥의 생명선이다. 연기가 아름다울수록 예술적인 수명이 길다. 배용준의 연기가 좋다, 아니다, 라는 문제가 그의 폭발적인 인기를 결정짓는 주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예인(藝人)으로 우뚝 서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이렇게 그를 자세히 분석하는 것은 무료하고 불경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배용준은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맡은 배역에 전심 전력을 다한다. 정채(精彩)한 연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외형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 못지않게 연기로 관중에게 인정받기를 바랠 것이다(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못마땅해 하는 조원역을 선택하지 않았던가).
사실 나는 ‘겨울연가’와 ‘호텔리어’ 두편 밖에는 본게 없으므로 배용준의 연기를 논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알고 있다. 다른 많은 팬들처럼 그의 모든 작품을 보고 그의 연기를 논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다른 한국배우들의 작품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었다. 또한 무슨 제2의, 장용준, 이용준에 휩쓸려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설까 두렵기도 했다. 횡적인 비교상대가 없으므로 아마도 공염불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여기서 중지할 수도 없으니 계속하려고 한다.
좋은 연기를 위한 그의 진지한 노력,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해서, 일부의 시기에 찬 폄훼에 분노하고 도를 넘는 욕설에 마음이 너무도 아파서 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나는 그저 평범한 관중의 한명일 뿐이지만 목에 뭐가 걸린 듯 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술한 세가지 이유 외에도 나는 아주 객관적인 각도에서 공평하고 깊이있게 토론하고 싶다. 아래의 분석 중 혹시 여러분과 뜻밖에 의견이 일치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한 우연일 뿐이며,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그의 팬사이트인 ‘준심’의 입장과도 무관하다.
예전에 우리는 뛰어난 연기자를 예술가로 표현했다. 그러나 각각의 연기자는 수준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예술가이다. 화가의 예술도구는 화판과 색채이고, 음악가는 악기와 선율, 연기자는 형체, 음성, 동작, 말과 표정이다. 화가와 음악가의 창작은 개체적으로 훨씬 독립적이지만 연기자는 각본, 감독, 촬영, 음악, 조형 등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종합적인 지혜의 결정체’ 이다. 한류가 아시아를 휩쓰는 것도 이러한 물결의 정점에서 스타가 주목을 끄는 것이며, 진정으로 이 물결을 일으켜 꽃피우는 것은 스타들 뒤의 각본, 감독, 촬영, 음악, 조형이 함께 모여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강력한 힘은 스타를 위해 더욱 섬세하고 아름답고 화려한 무대를 만들게 되고 그들의 매력을 최대한도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치 어깨가 잘린 비너스상이 발굴된 후 보석을 알아보는 혜안을 지닌 자가 없었으면, 그녀를 우아한 박물관에서 고전적인 화려한 무대와 시적 조명아래 놓아두지 않고, 쓰레기 더미에 버려졌다면, 그녀의 절세의 아름다움이 드러날 수 있었을까...아마도, 아닐 것이다.
즉 한사람의 연기자는 종합적인 전체역량에 힘입는 바 크다. 이런 점에서 배용준은 혜안을 지닌 복 있는 사람이다. 2001년의 ‘호텔리어’와 2002년의 겨울연가 모두 전체적인 수준으로 얘기한다면 한국 드라마중의 정품(精品)에 해당한다. 한극사구(韓劇社區)에서 “한국 드라마 중 최고의 경전”을 조사한 결과 후보작 20편(총 1,263표) 중에서 ‘호텔리어’가 246표(19.4%), ‘겨울연가’가 224표(17.7%)로 1,2등을 차지했으며 차이는 불과 1.7% 포인트였다. 3위와 2위인 ‘겨울연가’의 차이는 7% 포인트였다.
배용준의 연기에 대해 간접적으로 얘기함으로써 그의 연기를 설명하고자 한다. 내가 먼저 본 작품은 ‘겨울연가’ 이다. 민형은 배용준이 연기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다시 ‘호텔리어’를 보면서 동혁과 민형의 상반된 차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때서야 이 세상에 배용준 같은 연기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기도 하나의 기술이다. 자연적으로 그 유파가 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한 바 없다. 그래서 배용준의 연기를 분류할 수는 없다. 그저 ‘깊이 흐르는 물은 고요하고, 用器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 고, 개인적인 견해를 얘기할 수 밖에 없다.
극도의 과장된 표현이나 고성으로 소리치는 활극에 익숙한 사람들은 배용준의 드라마에 실망할 것이다. 배용준의 드라마와 영화는 하나하나의 화면과 동작을 보아야 하며 만일 분명하게 보지 못했으면 천천히 얼굴에 나타난 표정, 심지어 속눈썹 한 올까지도 보아야한다.(본인의 경험이다.) 배용준 연기를 숭배하는 많은 팬들이 그의 표정, 시선, 동작 하나하나를 묘사한 것을 보면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내가 여기서 다시 중복하지는 않겠다. 사견이기는 하지만 배용준 연기의 뛰어남은 외적인 것만이 아니다. 그는 이미 연기예술의 전당, 입신의 경계에 들어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자신의 말을 빌리면 ‘배역과 같이 호흡한다’, 이점에서 그는 배역의 모습을 선명하게 한다, 심지어 광고에서도 그렇다.
한국 연예계의 어느 기자분이 배용준 과의 인터뷰를 끝낸 후 그를 물에 비유했다. 내 생각으로는 이보다 더 적절한 비유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의 배역과 같이 호흡하는 연기를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用器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 고 표현한다.
그의 표정과 동작, 움직임, 말하는 모든 것은 배역과 일체화 되어있다. 과장하지 않는,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는 배역이 바로 그 자신처럼 느껴지게 한다. 깊이 흐르는 물은 외견상 고요하고 소리가 없다. 그러나 그 안에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거부하지 못하는 역량을 품고 있는 것이다. 처음 민형을 보았을 때 나도 그런 오해를 했다. 친구도 그랬다고 했다.
그녀가 처음 ‘겨울연가’를 보고나서 DVD를 가지고 왔을 때 내가 이렇게 연기 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하자(당시에 나는 이미 호텔리어도 보았음), 나보다 연장자이고 의사인 그녀가 얼굴에 약간 경멸의 빛을 띄우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대로 괜찮더라고.
나는 ‘호텔리어’ DVD를 다시 빌려 주었다. 그러나 한달이 넘도록 돌려받지 못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내 남편이 갑자기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나의 남편과 그녀의 남편은 같은 회사에 다닌다). 나는 이제 돌려주려나 보다, 했다. 그러나 전화기를 내려놓은 남편은 조금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큰일 났어, 그 분도 빠져 버렸어, 지금 세 번이나 봤는데 또 봐야겠다는거야, 우리 DVD 당분간 돌려 주지 못하겠대, 글구 당신한테 다른 한국드라마 DVD도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했다는데,,,’ 얏호!, 나는 신이 났다. 다시 두달 쯤 지났을때 그녀의 남편이 참지 못하고 ‘그렇게 좋으면 카피해두는게 좋겠어’ 하면서 부부가 같이 나가서 기계까지 사들인 것이다. 바로 그날 그들은 우리집에 왔고, 그녀는 내게 이제는 내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는 호텔리어 DVD를 아직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언제쯤 내 품안으로 돌아올지, 아직도 기약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그의 연기가 뛰어나다고 표현해도 표현이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든다. 用器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는 것은 어떤 모양의 용기라도, 용기의 형태를 바꾸더라도 그에 맞추어 완벽한 아름다움을 이룬다. 중국의 많은 배용준 팬들은 국내 드라마와 연기자를 비평한다. 사실 다년간 우상극의 독립적인 영역을 지닌 일본도 ‘겨울연가’와 ‘호텔리어’를 본 후 자국의 배우들에 대해 ‘이름’은 있으나 ‘배역’은 없다고 비평한다. 다시 말해 극중에서의 이름만 다를 뿐 그 배역에 맞는 이름을 가지지 못한다. 배용준의 이러한 用器(배역)에 맞는 형상을 표현해내는 연기, 그가 맡은 모든 배역이 관중에게 놀라움을 준다. 마치 한 잔의 맑은 물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수많은 색채와 느낌을 나타낼 수 있는 것과 같다.
‘호텔리어’에서 그는 향이 짙은 한 잔의 커피와 같아서 - 짙고, 우울하고, 깊은 정, 괴로움, 그리고 향기로 넘쳤다. 관중들도 괴로움 속에서 그의 깊은 사랑을 맛보았다.
‘겨울연가’에서 준상은 무설탕의 차가운 콜라 같아서 - 성숙, 진중, 차가움속에서 갑자기 튀어 나온 장난기 어린 거품, 소년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 그 무엇을 생각하게 한다;
민형은 벽옥처럼 푸르고 맑은 향을 지닌 차 - 따뜻하고, 상냥하고, 청신한,,,그 속에서 그의 불행에 가슴이 아파온다; 어떤 광고에서 그는 설탕을 많이 넣은 달콤한 우유 녹차같은 느낌이 든다; 또 어떤 광고에서는 잘 숙성된 미주(美酒)의 느낌이 난다. 누구나 한모금 마시고 싶고, 취해서 마비된 것 같고, 자꾸 마시고 싶어진다.
그리고 조원이 팬들앞에 모습을 막 들어냈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는지,,,그러나 세심하게 음미해보니 그 바람둥이 한량의 자태는 마치 천년의 얼어붙은 설산에서 길어 올린 차갑고, 순결하고, 달콤한 한 그릇의 샘물 같았다. 물론 한모금 마실 경우 당신 역시 아련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득히 오랜 설산의 은사(隱士)가 된다. 그러므로 사견이지만 배용준의 연기는 출중하지 않은 게 아니라 너무도 출중해서 내 경험밖에 있는 것이다.
배용준은 우상파인가? 그렇다. 왜냐하면 그는 외적인 아름다움 뿐 아니라 뛰어난 조화미를 겸비하고 있다.
배용준은 연기파인가? 물론이다. 그의 연기는 고요한 물처럼 깊고 그릇과 어울리는 형상을 이룬다. 배용준은 인기가 있으면 안되는가?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외를 통틀어 외형이나 연기면에서 이런 스타를 본 적이 없다. 배용준의 이런 특별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와 같거나 유사한 이유로 많고 많은 여인들이 나와 같은 운명에 처해 있을 것이다. 슬픔인가?, 기쁨인가?, 말하지 않으련다. ***
다음은 Canada의 한 중국 여성이 중국어로 중국 fan site에 글을 올렸는데, Singapore의 중국女性이 영어로 일본 fan site에 번역해 올린 것을 다시 한국女性이 번역한 글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을 재평가했듯이, 나도 중국 사람 다시 봤어. 다소 길지만 꽤나 분석적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전에 한 Egypt 여자도 비슷하게 쓴 것 보면, 작품에 universality만 있으면 세계인이 다 통한다는 걸 알겠더군. 그리고 배용준에게 경도되는 이유도 설명을 잘 해 놓아 boom이 이해가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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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독특한 배용준 (번역글)
原題目 : 奇特的裴勇俊
原作者 : bairimengzhu(www.loveyongjoon.com)
中翻韓 : amei (translated briefly)
1. 우상파인가, 연기파인가.
배용준은 특이한 배우다. 만약 배우들을 대략 우상파와 연기파로 분류한다면 그를 어느 쪽에 포함시키던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우상파라고 생각해 보자. 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외모가 우상파에 잘 부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심지어 '못 생겼다. 아줌마 같다', 라는 극단적인 얘기를 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얘기는 아마도 나이가 70 이상의 양쪽 눈 모두 심각한 백내장 환자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배용준의 많은 팬들도 그가 가장 잘 생긴 배우라는 말을 자신있게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못한다. 그는 전형적인 미남이라기 보다, 마음이 끌리는 미남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용준 본인 역시 스스로의 외모에 대해 기자에게 공개적으로 그저 보기에 편한 얼굴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기파라고 해보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반대할 것이다. 물론 그도 연기상을 받았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드라마로 받은 상이므로 큰 의의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 자신도 수상시 스스로 연기파 배우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연예계에서의 10년. 그는 대부분 탤런트로 활동했으며, 평범한 연속극에서 스마트한 역할만을 주로 맡았고, 그나마 작품 수도 많지 않다. (물론 이런 불손한 말을 한 사람은 팬들의 공격으로 초토화돼서 공개 사과를 했다). 그의 팬들은 그가 출연한 작품 수가 워낙 적다 보니 다른 사람과 연기에 관한 논쟁이 벌어질 때는 그만 약간 뒷심 부족을 느끼게 된다.
하여튼 간에 세간의 사정은 매우 이상하다. 외모가 제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기가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도 없는 그가, 최고의 인기, 아주 특별한 인기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 뿐 아니라 유교적 문화로 이어진 대만을 비롯하여 전 아시아 지역은 물론, 문화와 풍속이 전혀 다른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욱일 승천하고 있다. 심지어 예전의 작품들까지 한부 한부 번역되어 나오고 있다. 일부의 사람들이 약 올라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외모도 잘 생기고 연기도 좋은 자기의 우상과 비교해서 괴상한 인기라고 불평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
2. 언론매체와 팬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바이지만, 언론매체는 예인(藝人)을 성공시킬 수도 있고, 망쳐버릴 수도 있다. 성공하고 싶으면 자신의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우선 매체를 이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배용준은 기묘하게도 연예계 입문 초기부터 매체 방문과 각종 연예종합 프로그램을 거절한다. 그렇다고 해서 매체의 구애를 막을 수는 없는 것, 어쨌든 한 3일에 두어번 씩은 맞는지 아닌지도 모를 이런 저런 소식이라도 찾아내곤 한다. 그가 연영과 계약 해지했다느니, 누구와 데이트 했다느니(우연히 만났을 뿐임에도), 제일 우스운 것은 그가 분명히 호의로 다른 사람의 수상식에 참석했음에도 기자는 그를 인터뷰하기 시작하고, 그 자리에 있는 동료의 입장을 생각해서 매체와의 인터뷰를 거절해야만 했지만, 그로 인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팬의 배우에 대한 영향력은 매체처럼 크지는 않다. 그러나 연기자 입장에서는 팬들의 기분을 쉽게 거스르기도 어려운 대상이다. 특히 우상파에 속한다면 더욱 그렇다. 팬들에게 외면당하지 않으려고 연애를 해도 공개하지 못하고, 심지어 결혼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는 어떠했는가. 우선 99년도에 미련없이 떠났고, ‘겨울연가’ 성공 후에 팬들의 강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80 여 편의 시나리오 중에서 골랐다는 게 팬들이 가장 지지 하지 않는 것으로 골랐던 것이다. 안경 벗어 던지고, 상투 틀고, 옷까지 벗었다. 팬들이 격렬하게 홈피에서 걸고 넘어졌지만 외롭게 자신의 선택을 견지했다. 그 뿐 아니라 팬들이 그를 위해서 준비한 생일축하연도 거절했다.
그럼, 그의 팬들은 어떠한가. 역시 좌절할 일이 생길수록 더욱 용감해진다. 그가 연예계에 나온 이래, 인기투표에서 잊혀져 본 적이 없다. 그가 떠나버린 2년 동안, 그리고 금년에 벌써 최고 미남에 세 번 이상 뽑혔으니 그로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일 것이다. 그의 팬은 전 아시아에 퍼져 있다. 북쪽으로 몽고 남으로 싱가폴, 동쪽으로 대만 서쪽으로 중국내륙, 아시아 최후의 요새인 일본까지.
들은 얘기에 의하면 NHK에서 '겨울연가‘를 방영할 때 관심을 끌지 못할까봐 미리 조사를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편지를 받았고, NHK는 ’겨울연가‘의 일본 방영 판권을 샀다. 6월에 NHK에서 출판하는 주간 책자에 ’겨울연가‘ 특집이 실렸고, 방영 후 편집부에서는 20-40세의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았다. 한국드라마를 주로 방영하는 민영 KNTV도 5월초부터 인기를 끌었다. 배용준의 ’겨울연가‘ 화면을 광고에 사용할 뿐 아니라 매주 목요일 NHK에 앞서 예전 작품인 ’맨발의 청춘‘을 방영했다. ’겨울연가‘의 VCD, DVD도 인터넷에서 물품이 다 팔려서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팬의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충성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 팬들이 그보다 더욱 조급해져서 그의 짝을 찾느라 엄청 바쁘다. 대만 팬들이 ‘호텔리어’를 먼저 접한 탓에 송윤아를 적극 추천하고 있으며, 중국대륙 팬들은 ‘겨연’을 접한 팬들이 많아서 최지우가 천생의 짝이라고 한마디로 단정을 내렸다. 이 일로 양쪽 팬들은 꽤 논쟁을 벌린다. 얼마 전에 보아가 우연히 그와 만나게 되었는데 아예 데이트한다고 말해 버린다. 정말이지, 황제는 급할 게 없는데 내시는 급해서 죽을 지경인 것이다.
다음과 같은 조사도 보았다.
문: 만약 배용준이 결혼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 결과 대부분의 팬들이 '그전과 같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라고 답했다.
그의 이러한 독특함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3. 모나리자와 마네킹
심미(審美)란 매우 인문학적이지만 동일한 하나의 대상, 동일한 한 사람에 대해 사람들이 보는 관점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심미는 나름대로의 규율을 가지고 있음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중학교 다닐 때 평생 처음 모나리자를 보았다. 일찍부터 이 여인이 ‘영원한 미소’를 지니고 있다고 들었으므로 아주 예쁜 얼굴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 실망하고 말았다. 전혀 예쁘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고전 회화에 있어 경전중의 최고 경전이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부친의 시 한편을 읽게 되었다. 워낙 오래전 일이어서 그 시의 결론부분만 기억하고 있다 - 마네킹은 정교한 외양을 지니고 있으나 영혼의 결핍으로 그녀를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명백해졌다. 아주 단순한 사실 - 외양은 형식일 뿐. 형식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한다.
외양을 진정 아름답게 하는 것은 깊은 내면의 영혼으로부터 나온다. 다빈치의 붓이 모나리자의 평범한 외양을 조화시켜 영원한 미소로 불후의 예술적 생명을 창조한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지는 않았지만, 매일 수천 수만명이 그녀를 보기 위해 천리길도 마다않고 찾아오고 있다. 마네킹은 정교한 외관을 지니고 있지만 개성과 생명력이 결핍되어 사람들 마음대로 이리저리 옮겨진다. 행인들의 눈에는 오직 그녀의 몸에 걸친 새로운 장식만 눈에 들어올 뿐. 모나리자와 마네킹의 서로 다른 운명이 심미에 대한 아주 간단한 진리를 말해준다. 조화미가 정교한 외모보다 훨씬 관중이 많다는 것을.
한달 전쯤 퀼트(Quilt, 일본 fan site)에서 배용준의 팬이 아닌 사람이 팬들에게 한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정말 배용준이 잘 생겼다고 생각합니까’ 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잘생긴 사람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배용준은 찾기 어렵다', 고.
그후에 한극사구(韓劇社區)에 동시에 두가지 질문이 올라왔다. 한국에서 ‘누가 가장 잘 생긴 배우인가’ 와 ‘누가 가장 기질이 있는 배우인가’ 였다. 팬들은 첫 번째보다 두 번째 질문에 훨씬 자신있게 대답했다. 나는 다시 생각했다 - ‘배용준은 정말 잘 생겼나’
정말 잘 생긴 것은 어떤 것일까. 목 윗부분만 정교하게 잘 생겼다고 정말 잘 생긴걸까. (감히 얘기해보자면) 정말 잘 생긴 남자는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즉 오관, 자태, 음성, 동작, 언어, 표정 등, 이 모든 것이 서로 잘 어울려야 한다. 배용준은 내가 접한 사람들 중 이런 면에서 가장 조화미를 지닌 남자이다.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이러한 전체적인 아름다움이야말로 그의 전례없는 인기의 중요한 원인이다.
그를 좋아하는 많은 팬들로부터 이러한 예를 알 수 있다. 어느 기자가 쓰기를, 그녀의 한국인 친구가 배용준의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한국의 넘버 원’ 이라고 했다. 그 기자는 공감할 수 없었다. 사진 상의 그는 어느 정지된 한 순간일 뿐이었으며, 보는 사람은 그저 간단한 선과 평면으로 그의 모습을 그려볼 뿐이므로 그의 살아있는 전체적인 조화미를 알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자가 ‘호텔리어’에서 그의 서있는 모습, 걷고, 뛰고, 화내고, 웃는 모습을 본 후 네 글자 ‘경위천인(驚僞天人)’ 으로 표현했다. 본인도 이러한 느낌을 받은 사람 중 하나이다.
이러한 사실은 배용준 팬의 연령층과 문화수준이 증명해준다. 어느 전문가가 스타를 쫓는 팬을 두가지 특징, 저연령과 無知로 얘기했다. 연령이 어리므로 비교적 쉽게 외적인 용모와 포장에 유혹당해서 맹목적으로 숭배한다. 무지하므로 매체의 선전에 따라 쫓아다니기 쉽다. 만약 배용준이 이러한 평범한 우상파 스타라면 팬들은 이러한 요건에 부합되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어떠한가.
우선 그의 팬들의 연령을 알아보자. 내가 팬사이트에서 본 연령은 13세에서 80여세까지이다. 그러나 일당(一堂)의 조사에 의하면 팬의 평균연령은 26세이며, 25세 이상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준심(俊心, 역자주 : 俊心永恒 이라는 중국 팬사이트의 약칭)에 가입한 팬들에 대한 서보보(西寶寶)님의 대대적인 조사에 의하면 역시 저연령이라는 특징에 부합되지 않는다.
그러면 팬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그의 팬은 87%가 전문대 졸업 이상이고, 그중에서 대학졸업 이상이 65%, 석사 이상이 16% 이다(근거자료 : 월광청량(月光淸亮)님의 ‘당신의 학력은?’). 배용준의 팬중에는 다재다능한 인재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이러한 사실은 감성을 지닌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그의 팬들의 문화수준은 다른 일반적인 팬들의 평균치에 비해 확실히 훨씬 높다. ‘무지’라는 팬문화의 특성은 그의 팬들에게는 거론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두가지 면에서의 차이가 일반적으로 스타를 쫓는 팬들과는 전혀 틀리다. 이는 곧 배용준의 사람을 끄는 진정한 매력은 겉모습이 아니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면부터 외면까지 참으로 드문, 일종의 조화미이다. 이러한 조화미를 느끼고 알 수 있다는 것은 연령과 문화수준이 중요한 요인이다. 만약 모나리자를 처음 본 그 연령이었다면, 22년간의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어쩌면 나도 그렇게 말했을지 모른다 - 배용준이 정말 잘 생겼느냐고.
이점은 국내의 많은 연예인에게서도 그 반증을 찾을 수 있다. 단순히 오관이 잘 생긴 것만 본다면 배용준 보다 잘생긴 사람이 여러 명 있다. 그러나 홍콩의 어느 기자가 ‘잘 생긴 배우는 홍콩에도 없지 않으나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는 땅을 파도 찾기 어렵다’ 고 했다. 배용준의 미소가 얼마나 많은 여인들을 폭발시켰는지...지금 여기, 준심에만 회원이 6천명이다. 일일이 세지 않는 게 낫다(하루가 25시간인 사람은 한번 세어보세요).
배용준의 조화미는 비단 얼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동혁의 키가 150 cm 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민형이 배가 나왔다는 상상 할 수 있을까, 동혁이 수영장에서 개헤엄을 친다면,,,민형이 오리걸음을 한다면,,,생각하기도 싫다. 배용준의 완벽한 체형과 운동할 때의 모습은 타고난 조화미를 이루고 있다. 내가 본 국내의 많은 배우들은 체형이 좋은 배우가 없는 것이 아니라 동작과의 조화로움이 부족하다. 배용준을 알기 전에는 이런 점에 주의가 미치지 않았다. 그가 걸을 때, 뛸 때, 식사할 때, 전화 걸 때의 모습을 본 후, 국내 배우들의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봐주기 힘들다. 많은 관중들이 이국타향의 배용준을 좋아하게 된 것은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
이 점은 그와 유사한 다른 연기자로부터도 알 수 있다. 그와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해보니 오직 한사람이 적합한 것 같다. 그 사람도 눈은 작고 입술은 약간 두터운 편이고 작은 호랑이 이빨을 가졌다. 신체 조건은 배용준에 많이 못 미치지만 자국 내에서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 일류였던 예인이다. 그녀는 21세에 눈물을 머금고 마이크를 내려놓고 무대에서 떠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20 여년이 흘렸다. 사람들은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한다. 바로 오늘, 나는 일당(一堂)에서 그녀에 관해 올라온 글을 보았다. 전설이 된 그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추측으로 알았을 것이다. 일본의 거성 山口百惠. 물론 그녀와 비교하면 배용준은 대기만성형에 속한다. 30세에 아시아에 그 명성을 알렸으므로. 그러나 그녀와 마찬가지로 첫 눈에 사람을 놀라게 하는 오관을 지닌 것은 아니다. 아무리 봐도 싫증나지 않는, 도저히 잊어버리지 못할 매력,,,일본인들은 20여년을 기다렸지만 그녀를 대신할만한 예인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는 20여년을 기다려 마침내, 그 사람, 배용준을 만났다. 20여년 전의 山口百惠, 20년 후의 배용준, 그들이 전 아시아에서 성공한 공통적인 해석-바로 조화미야말로 부분적인 정교함에 비해 영원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4. 외모는 마음에서, 형체와 정신은 서로 연계되어 있다
완벽한 조화로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사람의 시선을 끌고 찬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일당(一堂)이 또 한 가지의 흥미로운 조사를 하고 있는데, 참가한 사람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놀라운 사실은 많은 팬들이 배용준에게 끌리는 것에 대해 “어떤, 한 순간에 나를 움직였다” 고 얘기한다. 아마도 가장 많이 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어떤 한 순간’이 어떤 순간인지를 잡아내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더 깊이 분석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 세상에서 무엇이 정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만약 어떤 사람이 당신의 마음을 가지고 싶다고 한다면, 당신은 상대방에게 무엇을 요구하겠는가. 답안은 아마도 하나, 네 마음을 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배용준은 천리 먼 곳에 있고, 우리가 한국에 가도 모나리자 감상하듯 표 한장 사들고 조용히 감상할 수 있지 않다. 가까이에서 접촉할 수도 없는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그에게 스스로 마음을 주는가? 우리는 일부의 사람들이 비난하듯 그렇게 천박한 것인가, 단지 그의 외모에 빠져들어서 세월가는 줄 모르는 걸까.
내가 하고 싶은 한마디는 “상유심생(相由心生)”이다. 비록 우리는 외모를 볼 수 있을 뿐이지만, 외모는 한사람의 내면을 표현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무도 할 수 없다. 비록 하늘의 별이라 하더라도, 너무도 멀리 있어서 천년 전에 보낸 빛을 볼 수 있을 뿐이라 해도 그 빛이 바로 그 별을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배용준을 보는 것은 곧 별을 보는 것과 같다. 조화를 이루는 그의 외모는 완벽한 내재미를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것은 그를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한 김중만 사진작가의 얘기에서도 알 수 있다. 배용준은 '외양과 내면이 일치한다'고 했다. 그는, '배용준의 모습에서 재능을 느끼며, 그의 자율, 일하는 태도에 탄복하고 존경심을 느낀다'고 했다. 또한 '그는 도량이 크고 충만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피사체로서의 배용준은 절대적인 아름다운 비례를 지니고 있다. 동시에 예민한 감각, 조각 같은 외모, 남성적인 흡인력도 지녔다. 물론 작가는 배용준에게 매혹당해서 그의 마음과 영혼의 아름다움을 분석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으니, 아직 그에게 빠져들어 가지는 않은, 이성적인 본인이 한번 나서서 분석해 볼까 한다.
배용준의 첫 번째 장점은 지혜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작가가 얘기한 재능, 예민한 감각은 일정부분 연관성이 있다. 그러나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총명함이나 영리함이 아니라, 그가 일을 할 때나 생활 속에서 삶의 지혜를 선용(善用)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연예계 10년간, 일관되게, 지혜롭게 스스로의 인생을 선택하고 걸어왔다. 그 세 가지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예 : 그는 연기자의 직업을 택했다. 대학입시에 두 번이나 실패한 후, 그는 과감하게 대학진학을 포기한다. 아마 대부분의 팬들은 그의 이 명쾌하고 지혜로운 첫 번째 결정에 감사할 것이다.
두 번째 예 : 일할 때 그는 양보다 질을 우선순위에 둔다. 따라서 그는 다른 사람에 비해 자기의 연기에 심사숙고하고 개선해 나간다. 10년을 하루같이 일관된 이러한 태도가 끊임없이 축적되어 오늘의 놀라운 그가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예 : 그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는 명예가 돈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돈을 조금 더 벌기위해, 일을 완벽하게 매듭짓기 전에 다른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적인 정과 의리가 체면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보다 많은 보수와 나은 조건을 찾지 않고 ‘겨울연가’에 출연했다. 그는 안다. 좋은 배역이 선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선전에 연연해하지 않고 매번 배역을 신중하게 선택한다.
팬에 대한 그의 태도는 팬에게 잘하는 것(善待)과 비위를 맞추는 것(討好)을 구별할 줄 안다. 그는 천명의 팬이 그의 생일파티를 열어주려고 했을 때 참석을 거절했다. 그러나 촬영장을 지키던 팬이 같이 사진 찍기를 요구하자 거절하지 않았다. 이러한 지혜는 외견상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더구나 변화무쌍한 연예계임에랴.
이러한 지혜가 투영된 가장 전형적인 배역은 ‘호텔리어’의 신동혁이다. 한태준과 비교해보면 신동혁은 일관되게 정확한 선택을 한다. 신동혁이 그의 대표적인 모습이라는 평은 아주 많다. 사실 진정한 정영(精英)은 배용준이다. 그래서 신동혁의 모습을 스크린 상에 연기로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다.
배용준의 두 번째 장점은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배용준은 본인의 이름과 같이 용기 있고(勇), 준수하다(俊)고 한다. 그의 용기를 알 수 있는 첫 번째 사건은 1999년 손 툭툭 털고 떠나버린 것이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연예계는 요란한 곳이다. 당신이 그만 둔다고,,,그럼 내가 나갈께,,,그리고 그 이전의 사람은 무정할 정도로 잘 잊어 버린다. 99년도의 그는 97년도에 비해 인기가 폭발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나름대로의 위치와 인기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의 미련도 없이 떠나갔다. 깔끔하고, 철저하고, 단호하게. 방송국과 감독과 팬들의 비위를 거슬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쩌면 당시에 그는 연예계를 아주 떠나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렇게 욕심을 버리고 담담하게 떠날 수 있었을까. 보통 사람이 갖추기 어려운 용기를 지니지 않고서야.
그러나 그의 영용본색(英勇本色)은 멀리 가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왔다. 넘어지면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정말 타인의 비웃음이나 대중에게 잊혀지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다시 설 땅이 없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정말로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는 용감하게 돌아왔다. 그래서 우리는 동혁과 민형을 만날 수 있었다.
뭐니뭐니 해도 그의 용기를 가장 잘 알 수 있음은 ‘스캔들’을 선택한 그 고집일 것이다. 계속해서 현대극의 형상으로 각인된 그가 십년 만에 뽑아 든 일검, 처녀작의 제단에 논쟁의 소지가 큰 고전극을 택했다. 그는 말했다, '제 오른손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제 진정한 모습의 한 부분입니다. 이제는 숨기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팬들의 강렬한 반대와 소속사의 완곡한 반대 의사에도 불구하고 예술적인 연기상의 전환을 추구하는 그의 용기있는 결심을 막지 못했다. 그의 용기는 그의 지혜보다는 직관적인 것으로 보인다. 조원이 가장 좋은 증거이다.
배용준의 세 번째 장점은 도량이 넓다는 것이다. 사진작가의 얘기처럼 가슴이 넓고 충만한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그를 보는 사람마다 그의 고아한 기질과 맵시있고 깔끔한 자태에 감탄한다. 또한 그는 현재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완벽한 아름다움의 극한에 과감하게 도전한다. 그래서 화려한 연예계를 뒤로하고 강의실로 갔다. 좋은 성적으로 장학금을 타며 공부했다.
그는 마음을 열고 타인의 아름다움을 칭찬할 줄 안다. 그래서 연기상 수상 시에도 그렇게 겸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이 배역에 투영되어 동혁과 민형의 성격의 차이를 선명하게 해주고 있다. 높낮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다양한, 품격 있는 기질을 그는 모두 지니고 있다.
외모는 마음을 비추고 정신과 형상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배용준의 장점은 그 이외에도 아주 많다. 정직, 자기절제, 예의바름, 성실함,,,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내적인 장점이 그의 살아있는 영혼과 외형을 완벽하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이리해서 배용준은 무수한 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5.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용기(그릇)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
연기력과 스타의 환영도에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국내에도 많은 노연기자들이 있고 연기도 매우 잘한다. 그러나 그들의 팬은 연기면에서 비교적 유치한 후배들에 비해 그 수가 가련할 정도로 매우 적다. 량차오웨이의 연기력이 류더화보다 낫다고 인정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류더화가 아시아에서 ‘불로천왕’으로 인정받는데 장애요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기력은 확실히 연기자 손바닥의 생명선이다. 연기가 아름다울수록 예술적인 수명이 길다. 배용준의 연기가 좋다, 아니다, 라는 문제가 그의 폭발적인 인기를 결정짓는 주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예인(藝人)으로 우뚝 서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이렇게 그를 자세히 분석하는 것은 무료하고 불경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배용준은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맡은 배역에 전심 전력을 다한다. 정채(精彩)한 연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외형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 못지않게 연기로 관중에게 인정받기를 바랠 것이다(그래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못마땅해 하는 조원역을 선택하지 않았던가).
사실 나는 ‘겨울연가’와 ‘호텔리어’ 두편 밖에는 본게 없으므로 배용준의 연기를 논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알고 있다. 다른 많은 팬들처럼 그의 모든 작품을 보고 그의 연기를 논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다른 한국배우들의 작품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었다. 또한 무슨 제2의, 장용준, 이용준에 휩쓸려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설까 두렵기도 했다. 횡적인 비교상대가 없으므로 아마도 공염불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여기서 중지할 수도 없으니 계속하려고 한다.
좋은 연기를 위한 그의 진지한 노력,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해서, 일부의 시기에 찬 폄훼에 분노하고 도를 넘는 욕설에 마음이 너무도 아파서 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나는 그저 평범한 관중의 한명일 뿐이지만 목에 뭐가 걸린 듯 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술한 세가지 이유 외에도 나는 아주 객관적인 각도에서 공평하고 깊이있게 토론하고 싶다. 아래의 분석 중 혹시 여러분과 뜻밖에 의견이 일치하더라도 그것은 단순한 우연일 뿐이며,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그의 팬사이트인 ‘준심’의 입장과도 무관하다.
예전에 우리는 뛰어난 연기자를 예술가로 표현했다. 그러나 각각의 연기자는 수준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예술가이다. 화가의 예술도구는 화판과 색채이고, 음악가는 악기와 선율, 연기자는 형체, 음성, 동작, 말과 표정이다. 화가와 음악가의 창작은 개체적으로 훨씬 독립적이지만 연기자는 각본, 감독, 촬영, 음악, 조형 등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종합적인 지혜의 결정체’ 이다. 한류가 아시아를 휩쓰는 것도 이러한 물결의 정점에서 스타가 주목을 끄는 것이며, 진정으로 이 물결을 일으켜 꽃피우는 것은 스타들 뒤의 각본, 감독, 촬영, 음악, 조형이 함께 모여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강력한 힘은 스타를 위해 더욱 섬세하고 아름답고 화려한 무대를 만들게 되고 그들의 매력을 최대한도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치 어깨가 잘린 비너스상이 발굴된 후 보석을 알아보는 혜안을 지닌 자가 없었으면, 그녀를 우아한 박물관에서 고전적인 화려한 무대와 시적 조명아래 놓아두지 않고, 쓰레기 더미에 버려졌다면, 그녀의 절세의 아름다움이 드러날 수 있었을까...아마도, 아닐 것이다.
즉 한사람의 연기자는 종합적인 전체역량에 힘입는 바 크다. 이런 점에서 배용준은 혜안을 지닌 복 있는 사람이다. 2001년의 ‘호텔리어’와 2002년의 겨울연가 모두 전체적인 수준으로 얘기한다면 한국 드라마중의 정품(精品)에 해당한다. 한극사구(韓劇社區)에서 “한국 드라마 중 최고의 경전”을 조사한 결과 후보작 20편(총 1,263표) 중에서 ‘호텔리어’가 246표(19.4%), ‘겨울연가’가 224표(17.7%)로 1,2등을 차지했으며 차이는 불과 1.7% 포인트였다. 3위와 2위인 ‘겨울연가’의 차이는 7% 포인트였다.
배용준의 연기에 대해 간접적으로 얘기함으로써 그의 연기를 설명하고자 한다. 내가 먼저 본 작품은 ‘겨울연가’ 이다. 민형은 배용준이 연기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다시 ‘호텔리어’를 보면서 동혁과 민형의 상반된 차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때서야 이 세상에 배용준 같은 연기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기도 하나의 기술이다. 자연적으로 그 유파가 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한 바 없다. 그래서 배용준의 연기를 분류할 수는 없다. 그저 ‘깊이 흐르는 물은 고요하고, 用器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 고, 개인적인 견해를 얘기할 수 밖에 없다.
극도의 과장된 표현이나 고성으로 소리치는 활극에 익숙한 사람들은 배용준의 드라마에 실망할 것이다. 배용준의 드라마와 영화는 하나하나의 화면과 동작을 보아야 하며 만일 분명하게 보지 못했으면 천천히 얼굴에 나타난 표정, 심지어 속눈썹 한 올까지도 보아야한다.(본인의 경험이다.) 배용준 연기를 숭배하는 많은 팬들이 그의 표정, 시선, 동작 하나하나를 묘사한 것을 보면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내가 여기서 다시 중복하지는 않겠다. 사견이기는 하지만 배용준 연기의 뛰어남은 외적인 것만이 아니다. 그는 이미 연기예술의 전당, 입신의 경계에 들어서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자신의 말을 빌리면 ‘배역과 같이 호흡한다’, 이점에서 그는 배역의 모습을 선명하게 한다, 심지어 광고에서도 그렇다.
한국 연예계의 어느 기자분이 배용준 과의 인터뷰를 끝낸 후 그를 물에 비유했다. 내 생각으로는 이보다 더 적절한 비유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의 배역과 같이 호흡하는 연기를 ‘고요한 물은 깊이 흐르고, 用器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 고 표현한다.
그의 표정과 동작, 움직임, 말하는 모든 것은 배역과 일체화 되어있다. 과장하지 않는,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는 배역이 바로 그 자신처럼 느껴지게 한다. 깊이 흐르는 물은 외견상 고요하고 소리가 없다. 그러나 그 안에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거부하지 못하는 역량을 품고 있는 것이다. 처음 민형을 보았을 때 나도 그런 오해를 했다. 친구도 그랬다고 했다.
그녀가 처음 ‘겨울연가’를 보고나서 DVD를 가지고 왔을 때 내가 이렇게 연기 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하자(당시에 나는 이미 호텔리어도 보았음), 나보다 연장자이고 의사인 그녀가 얼굴에 약간 경멸의 빛을 띄우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대로 괜찮더라고.
나는 ‘호텔리어’ DVD를 다시 빌려 주었다. 그러나 한달이 넘도록 돌려받지 못했다. 어느 날 이른 아침, 내 남편이 갑자기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나의 남편과 그녀의 남편은 같은 회사에 다닌다). 나는 이제 돌려주려나 보다, 했다. 그러나 전화기를 내려놓은 남편은 조금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큰일 났어, 그 분도 빠져 버렸어, 지금 세 번이나 봤는데 또 봐야겠다는거야, 우리 DVD 당분간 돌려 주지 못하겠대, 글구 당신한테 다른 한국드라마 DVD도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했다는데,,,’ 얏호!, 나는 신이 났다. 다시 두달 쯤 지났을때 그녀의 남편이 참지 못하고 ‘그렇게 좋으면 카피해두는게 좋겠어’ 하면서 부부가 같이 나가서 기계까지 사들인 것이다. 바로 그날 그들은 우리집에 왔고, 그녀는 내게 이제는 내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녀는 호텔리어 DVD를 아직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언제쯤 내 품안으로 돌아올지, 아직도 기약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리 그의 연기가 뛰어나다고 표현해도 표현이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든다. 用器에 따라 형체를 이룬다는 것은 어떤 모양의 용기라도, 용기의 형태를 바꾸더라도 그에 맞추어 완벽한 아름다움을 이룬다. 중국의 많은 배용준 팬들은 국내 드라마와 연기자를 비평한다. 사실 다년간 우상극의 독립적인 영역을 지닌 일본도 ‘겨울연가’와 ‘호텔리어’를 본 후 자국의 배우들에 대해 ‘이름’은 있으나 ‘배역’은 없다고 비평한다. 다시 말해 극중에서의 이름만 다를 뿐 그 배역에 맞는 이름을 가지지 못한다. 배용준의 이러한 用器(배역)에 맞는 형상을 표현해내는 연기, 그가 맡은 모든 배역이 관중에게 놀라움을 준다. 마치 한 잔의 맑은 물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수많은 색채와 느낌을 나타낼 수 있는 것과 같다.
‘호텔리어’에서 그는 향이 짙은 한 잔의 커피와 같아서 - 짙고, 우울하고, 깊은 정, 괴로움, 그리고 향기로 넘쳤다. 관중들도 괴로움 속에서 그의 깊은 사랑을 맛보았다.
‘겨울연가’에서 준상은 무설탕의 차가운 콜라 같아서 - 성숙, 진중, 차가움속에서 갑자기 튀어 나온 장난기 어린 거품, 소년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 그 무엇을 생각하게 한다;
민형은 벽옥처럼 푸르고 맑은 향을 지닌 차 - 따뜻하고, 상냥하고, 청신한,,,그 속에서 그의 불행에 가슴이 아파온다; 어떤 광고에서 그는 설탕을 많이 넣은 달콤한 우유 녹차같은 느낌이 든다; 또 어떤 광고에서는 잘 숙성된 미주(美酒)의 느낌이 난다. 누구나 한모금 마시고 싶고, 취해서 마비된 것 같고, 자꾸 마시고 싶어진다.
그리고 조원이 팬들앞에 모습을 막 들어냈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는지,,,그러나 세심하게 음미해보니 그 바람둥이 한량의 자태는 마치 천년의 얼어붙은 설산에서 길어 올린 차갑고, 순결하고, 달콤한 한 그릇의 샘물 같았다. 물론 한모금 마실 경우 당신 역시 아련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득히 오랜 설산의 은사(隱士)가 된다. 그러므로 사견이지만 배용준의 연기는 출중하지 않은 게 아니라 너무도 출중해서 내 경험밖에 있는 것이다.
배용준은 우상파인가? 그렇다. 왜냐하면 그는 외적인 아름다움 뿐 아니라 뛰어난 조화미를 겸비하고 있다.
배용준은 연기파인가? 물론이다. 그의 연기는 고요한 물처럼 깊고 그릇과 어울리는 형상을 이룬다. 배용준은 인기가 있으면 안되는가?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외를 통틀어 외형이나 연기면에서 이런 스타를 본 적이 없다. 배용준의 이런 특별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와 같거나 유사한 이유로 많고 많은 여인들이 나와 같은 운명에 처해 있을 것이다. 슬픔인가?, 기쁨인가?, 말하지 않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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